<p></p><br /><br />지난달 10일 새벽, 충북 청원경찰서 112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됩니다. <br> <br>"아기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소리가 아래층에서 난다" <br> <br>경찰이 급히 출동했습니다. <br> <br>그런데 '아동학대' 사건인 줄 알았던 이 사건, 바로 '층간 소음' 분쟁이었습니다. <br> <br>윗집 소음에 시달렸다는 아래층 주민이 천장에 고성능 스피커를 붙여놓고 '아기 울음소리', 세탁기 소리' 등을 번갈아 틀어놓고 보복한 겁니다. <br> <br>이른바 '보복 스피커'입니다. <br> <br>이미 인터넷 공간에서는 꽤 많이 알려져 있었습니다. <br><br>층간소음에 지친 아랫집 피해자들의 반응은 이렇습니다. <br> <br>"이사를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구매했다". <br><br>실제로 어떤 느낌일까요. <br> <br>스피커를 구입한 아랫집 주민이 직접 스피커를 천장에 밀착시키고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연결해 음악을 틀어놓는 모습입니다. <br> <br>어떤 소리가 나는지 그대로 들려드리겠습니다. <br> <br>아랫집에서 끌 때까지 윗집은 이런 음악소리에 계속 노출되는 겁니다. <br><br>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. <br> <br>'비행기 소리', '곤충 소리'. '창틀을 두드리는 소리'까지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참기 어려운 소리들입니다. <br> <br>스피커를 구입하면 황당한 안내 메뉴얼도 함께 제공됩니다. <br> <br>경찰이 찾아올 경우, "경찰을 적으로 만들지는 말라", "경찰은 집 안에 들어올 수 없으니 굳이 스피커를 보여주지 말라"며 <br> <br>이른바 '보복소음'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방법까지 안내하고 있는 것입니다. <br> <br>이런 '보복 스피커' 왜 만들었을까요? <br> <br>판매업자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. <br> <br>[스피커 판매업자]<br>"위층의 생활소음은 다 나한테 전달이 되는데 내 생활소음은 위로 전달이 안 되잖아요 생활소음을 전달하게 하는 것 뿐이에요" <br> <br>구매자들 입장도 들어봤습니다. <br> <br>[스피커 구매자]<br>"계속 찾아가서 싸우기도 뭐하고 말다툼 하기도 질리고 해가지고 사봤죠." <br><br>그런데 '욱'하는 마음에 이런 스피커를 설치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. <br><br>경범죄처벌법상 '인근 소란'으로 혹은 형법상 폭행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 <br><br>[경찰 관계자] <br>"가장 근접한 것을 폭행이라고 볼 수 있지. 경범죄나 둘 중에 하나로 하는 거지." <br> <br>층간소음에 어느덧 '보복 소음'으로 맞서는 팍팍한 세태, <br> <br>미세먼지 만큼이나 갑갑한 현실입니다. <br> <br>사건파일이었습니다.
